수영 일지 #28 by 글로


어젠 일주일만에 처음으로 뛰었다. 처음 1km는 특히 주의하면서 천천히 뛰었고, 그 뒤엔 500m 간격으로 인터벌 달리기를 했는데, 5km 기록을 갱신하게 되었다. 역시 단순하게 거리를 쌓는 것보단 인터벌을 섞는게 상당히 효과가 좋은 모양이다.

그런데 너무 오랜만에 뛴 탓인지 몸의 각성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커피를 마신 것도 아닌데 9시에 불을 끄고 누워도 11시까지 창문으로 들어오는 희미한 빛에 천장이 일그러졌다 펴지는 모습만 눈에 들어왔다. 포기하고 리디북스 페이퍼를 손에 들었다. 요즘 리디 셀렉트로 책 읽는 재미가 쏠쏠한데, 예전에 셀렉트에 넣어두고 논픽션만 보느라 까먹었던 케이트 윌헬름의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를 읽어 보기로 했다. 왠지 한밤 중에 읽으면 잠이 올 것 같은 제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전의 반열에 들어가는 이 SF 소설은 근래 읽었던 어떤 책보다 강렬했고,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니 새벽 세시 반이었다. 좋은 책을 읽었을 땐 언제나 그렇듯 약간의 고양감과 문장이 되길 원하는 짧은 생각들이 머리속을 점령했고 결국 잠을 잘 순 없었다. 손에 잡힐 만한 수확이 없는 불모한 사고의 바다 속에서 헤매다 보니 날이 밝아왔고, 물을 마시러 잠깐 몸을 움직였는데 날 샌 다음 느껴지는 무거움과 몽롱함이 목을 내리 눌렀다. 한숨을 쉬고 오늘 새벽 강습은 가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일곱시 쯤 겨우 잠이 들어 세시간 쯤 눈을 붙이고 일어나, 한시간 쯤 코어 운동을 하고(이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긴 샤워를 한 후 자유 수영을 갔다. 몸이 회복되지 않은 느낌이 강했기에 스트레칭을 길게 하고, 평소처럼 무릎 풀에서 다리를 풀고 싶었지만 학교를 마친 어린이들로 가득해서 바로 자유 수영 레인에 뛰어 들어 자유형을 했다. 여전히 군데 군데 실수는 있었지만 이주 전과는 비교되 되지 않을 만큼 깔끔하게 레인을 두번 왕복할 수 있었다.

그리곤 평소 강습 시간에 하는 내용을 소화했다. 킥판 잡고 자유형 발차기로 레인 다섯번 왕복, 킥판 잡고 자유형으로 레인 다섯번 왕복. 시선과 물을 미는 느낌을 확실히 느끼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자꾸 둘 중 하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특히 왼팔로 물을 밀어내는 느낌을 잡기가 어려웠는데, 오른팔로 할땐 숨을 쉬기 위해 롤링을 하면서 그 축이 돌아가는 힘이 자연스럽게 팔로 전달되지만, 왼팔로 할땐 고개를 고정하는데 신경 쓰느라 몽의 롤링으로 생겨난 힘이 왼팔로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 또 물을 밀어낼 때 손이 자꾸 풀리는데, 이건 순전히 지구력 부족으로 인해 점점 팔이 지치기 때문인 것 같다. 코어 트레이닝에 튜빙 밴드로 어깨 운동도 추가했지만 좀 더 열심히 해야 할 필요를 느겼다.

마무리로 자유형으로 레인을 세번 왕복했다. 몸풀기까지 합치면 오늘 총 750m를 수영한 셈이다. 날을 샌 탓인지 피로감이 몰려와서 퇴수하고 보니 한시간 반 정도가 지난 상태였다. 다리에서 쥐가나려는 기미는 여러번 있었지만 억누르는덴 성공했다.

아직은 예전만큼 수영할 때 허벅지가 피로하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다. 이대로 1일 수영 1일 달리기 루틴을 유지해봐야겠다.


수영 일지 #27 by 글로


자유형 롤링 때 골반을 돌리는게 정답이었는지, 오늘 수업 중 자유형 시간에 킥판 없이 해봤는데 별 어려움없이 레인을 완영할 수 있었다. 다만 유선형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나, 롤링을 너무 빨리 들어가는 것 등등 세부적인 부분에서 여전히 실수가 많다. 하나씩 고쳐나가야겠지.

반면 매우 쉽게 시작했던 배영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느낌이다. 단순히 다리가 피곤해진 걸지도 모르지만, 배영 킥을 하는데 고장난 목각인형이 된 것 같았다. 왼발과 오른발의 킥 자세가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무릎도 과도하게 굽혀져서 물 밖으로 튀어나왔다. 아무래도 킥 연습을 거의 일주일 못하는 사이, 몸에 좀 익으려고 했던 자세가 '이러다 물먹는다'는 공포에 져서 자꾸 무너지는 것 같다.

오버트레이닝이 문제가 된 것 같았기에 오늘은 수업 후 자유형으로 딱 100m만 수영하고 나왔으며, 저녁에 달리지도 않았다. 내일 새벽에 달려보고 괜찮으면 오후에 자유 수영을 가서 한 시간만 해볼까 생각 중이다. 회복중이니까 이번 주는 무리하지 말고, 자유 수영을 좀 덜하더라도 수영과 달리기 사이에 충분한 휴식 시간을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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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이타